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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례2026.09송길영

흔한 강점도
제련하면 무기가 된다

임팩트 있는 차별화만이 살아남는 뷰티 카테고리

2021년, 와디즈에서 뷰티는 강한 카테고리가 아니었습니다. 주름도 EGF도 흔한 강점이었습니다. 그 흔한 것을 다시 정의하고 세 번의 펀딩에 걸쳐 반복해, 단일 펀딩 3억 1천만 원까지 간 기록입니다.

2021년, 저는 뷰티 브랜드 이지에프올로지의 CMO를 맡고 있었습니다. 스타트업에서만 일하다 처음으로 브랜드 전체를 총괄하게 된 자리였습니다.

상황은 녹록지 않았습니다. 예산은 매우 적었고, 브랜드 인지도는 없었으며, 주력 제품인 '활성 EGF 주름작별 세럼'은 아직 개발 중이었습니다. 그래서 선택한 채널은 와디즈 펀딩이었습니다. 적은 예산으로 단기간에 인지도를 쌓으면서, 개발이 끝나는 시점에 곧바로 큰 매출을 일으킬 수 있는 형태였기 때문입니다.

문제는 당시 와디즈에서 뷰티가 강한 카테고리가 아니었다는 점입니다. 그럼에도 우리는 세 번째 펀딩에서 단일 펀딩 3억 1천만 원을 넘기며 뷰티 카테고리 역대 2위를 기록했습니다. 뷰티 펀딩이 3억을 넘긴 건 당시 기준 와디즈 역사상 두 번째였고, 세럼으로는 처음이었습니다.

먼저, 잘 된 펀딩부터 전부 뜯어봤습니다

뷰티뿐 아니라 다른 카테고리까지, 카테고리별 상위 5개 펀딩의 스토리(상세페이지)와 새소식, 광고 이력을 모두 분석했습니다. 특히 약세였던 뷰티에서 1억을 넘긴 브랜드들에는 공통점이 있었습니다. 하나는 효용을 강하게 내세운다는 것(특히 '모공'이 강세였습니다), 다른 하나는 성분으로 설득한다는 것이었습니다.

저희 제품은 주름 개선에 강점이 있었고, EGF라는 좋은 성분 자산도 있었습니다. 문제는 둘 다 흔하다는 점이었습니다.

가설: 흔한 강점에 새로운 프레임과 압도적인 숫자를 씌우자

첫째, 효용은 직관적으로. 제품에 '주름 작별 세럼'이라는 닉네임을 붙였습니다.

둘째, 성분은 새로운 프레임으로. EGF가 크림 제형에서는 제 기능을 발휘하기 어렵다는 연구 결과를 근거로, 세럼 제형에서 유효하게 작용하는 우리 회사의 EGF 성분을 '활성 EGF'로 정의했습니다. 실제로 우리 제품의 EGF 성분은 효능 성분으로 인정받은 원료였습니다. EGF를 내세우지만 실제 효능 성분은 다른 성분인 제품들과 분명히 구분되는 지점이었습니다. 흔한 성분이지만, 실제로는 매우 차별화되는 지점이었습니다.

그런데 '주름'이라는 키워드는 흔하고 '활성 EGF'는 낯설었습니다. 더 강력한 한방의 각인이 필요했습니다. 그래서 다시 기본으로 돌아갔습니다. 우리 회사 제품의 이력을 시작부터 끝까지 뜯어봤고, 개발비 200억 원이라는 숫자를 찾아냈습니다. 와디즈에서 '개발비 200억'이라는 키워드를 쓴 건 저희가 처음이었습니다. 이 숫자는 이후 여러 곳에서 회자될 만큼 상징적인 자산이 됐습니다.

실행 1. 예산의 대부분을 샘플 100명에 걸었습니다

와디즈는 서포터즈와 소통하는 플랫폼이라 뷰티 브랜드들이 샘플 이벤트를 자주 합니다. 저는 여기에 예산의 대부분을 투자했습니다. 10ml 샘플을 따로 제작해 100명에게 보냈습니다.

제품에 자신이 있었기 때문입니다. 써보면 좋은 후기가 나올 것이고, 인지도 없는 브랜드의 첫 펀딩에서는 좋은 후기가 가장 강력한 자산이라고 판단했습니다. 알림 신청 기간 3주 안에 발송과 후기 작성이 모두 끝나도록 일정을 짜서, 본 펀딩이 열리는 순간 선체험 후기가 충분히 쌓여 있게 했습니다. 샘플 수령자의 펀딩 전환율도 매우 높았습니다.

실행 2. 새소식을 평균의 두 배, 40개 이상 올렸습니다

분석해 보니 상위 펀딩 프로젝트의 새소식은 평균 20개 정도였습니다. 저희는 펀딩마다 40개 이상을 올렸습니다. 새소식이 올라갈 때마다 서포터즈에게 푸시가 가기 때문에, 알림 신청부터 펀딩 종료까지 자연스럽게 인지와 리마인드가 반복됩니다. 전체 기간이 6주 정도라 이 빈도가 소음이 되지는 않을 거라 판단했고, 실제로 주효했습니다.

내용도 채웠습니다. 개발 스토리, 성분 이야기, 왜 EGF가 중요한지를 꾸준히 풀었고, 샘플 이벤트를 여러 차례 열었습니다. 삼행시·친구 추천 이벤트로 서포터즈가 직접 참여하고 아이디어를 주는 구조도 만들었습니다.

실행 3. 와디즈에서 검증한 소재로만 메타 광고를 돌렸습니다

메타 광고에 앞서 와디즈 배너 광고로 먼저 테스트했습니다. 와디즈 안에서는 같은 기간에 A/B 테스트를 할 수 없었기 때문에, 배너 집행 기간을 잘게 나눠 여러 배너와 카피를 번갈아 돌렸습니다. 그러자 공통적으로 잘 되는 배너·카피 조합이 보였습니다. 이 결과와 선체험 후기로 메타 소재를 정교하게 깎았고, 본 펀딩 기간에 소액으로 집행했음에도 효율이 매우 좋았습니다. 첫 펀딩은 1억을 넘겼습니다.

마케팅 전략 다음, 남은 건 브랜딩이었습니다

1·2차를 진행하며 저는 브랜딩을 함께 고민했습니다. 그때까지 저희에게는 마케팅 전략은 있었지만 명확한 브랜드 컨셉은 없었습니다. 펀딩이 궤도에 오르자, 이제 남은 건 브랜딩이라고 판단했습니다.

그때 도입한 개념이 '더마포밍'입니다. 화성을 지구처럼 바꾸는 '테라포밍'에서 가져온 말로, 재생 이미지가 강한 EGF의 특성을 살려 '죽은 피부 세포를 다시 활성화한다'는 의미를 담았습니다. 테라포밍에서 출발했으니 컨셉은 자연스럽게 '우주 화장품'이 됐습니다. 모든 디자인 요소를 우주의 결로 바꾸고, 브랜드 용어도 더마포밍을 중심으로 재구성했습니다.

효과는 분명했습니다. 브랜드가 훨씬 세련되었고, EGF라는 성분에 대한 이해도도 높아졌습니다. 브랜드 자체에 대한 애정이 생겨났고, 후기에서 '더마포밍'을 직접 언급하는 분들이 나타나기 시작했습니다.

브랜드를 온전히 전하기 위해 리플릿도 따로 제작했습니다. 제품과 함께 받아보는 리플릿으로 브랜드 이야기와 제품 라인업을 한눈에 이해할 수 있게 했고, 펀딩이 끝난 뒤에도 자사몰로 자연스럽게 이어지도록 동선을 설계했습니다.

우리의 제품이 진정한 제련을 거쳐 브랜드로 거듭나는 순간이었습니다.

1차 1억에서 3차 3억 1천까지

2차는 1차의 성과와 후기가 있었기에 더 잘 됐습니다. 3차를 앞두고 저는 다시 후기에 주목했습니다. 상위 뷰티 펀딩들의 평점이 예상보다 높지 않았던 반면, 저희 평점은 훨씬 높았습니다. 참여 서포터즈 수 대비 후기 작성 비율도 직접 계산해 봤더니, 다른 펀딩의 두 배 이상이었습니다. 그래서 아무도 쓰지 않았던 '후기 작성률 1위'를 전면 카피로 내세웠습니다.

여기에 '마지막 펀딩'이라는 한시성을 더했습니다. 마스크팩·미스트를 더한 풍성한 구성과 6개월분 옵션, 충분한 할인으로 객단가를 높였습니다. 1·2차 서포터즈는 높은 객단가로 재참여했고, 개발비 200억·후기·누적 성과를 본 신규 서포터즈도 대거 들어왔습니다. 그 결과가 3억 1천만 원이었습니다.

그리고 CS. 빠르고 친절한 응대는 기본이었고, 제조사와 연계해 제품에 대한 상담까지 성심성의껏 진행했습니다. 제품에 대한 불신이 생길 틈을 없앤 것입니다. "CS가 친절해서 참여했다"는 분들이 많았습니다.

제련하고, 연마했습니다

돌아보면 두 단계였습니다. 평범한 EGF 세럼에서 '활성 EGF', '개발비 200억', 그리고 '더마포밍'이라는 진짜 가치를 찾아낸 제련. 플랫폼·경쟁 제품·고객을 철저히 분석하며 새소식과 소재, 이벤트를 세 번의 펀딩에 걸쳐 정교하게 반복한 연마. 어느 하나만으로는 3억에 닿지 못했을 겁니다.

우리 브랜드에 대입해 볼 질문

  • 우리 제품의 강점은 '흔한 표현'에 머물러 있지 않나요? 새로운 프레임을 씌울 근거가 있나요?
  • 고객의 후기를 마케팅의 자산으로 충분히 잘 활용하고 있나요?
  • 마케팅 전략은 있는데, 고객이 따라 부를 브랜드의 언어는 있나요?
  • 아무도 측정하지 않은 지표 중, 우리가 1위인 것은 무엇인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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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브랜드의 흔한 강점을 무엇으로 다시 정의할 수 있는지, 함께 찾아볼 수 있습니다. 사전 미팅 1시간에서 저희는 주로 듣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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